* 농업 부문의 메탄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픽사베이
 * 농업 부문의 메탄 배출을 획기적으로 줄여야 한다는 지적이다. 사진=픽사베이

인류가 오늘날처럼 식량을 생산하고 소비한다면, 이러한 식량 시스템만으로 금세기 말까지 지구의 평균 온도를 섭씨 1도 가량 상승시킬 것이라는 새로운 보고서가 발표됐다고 네이처 기후변화 저널, AP통신 등이 보도했다.

컬럼비아대 연구팀이 발표한 보고서는 농업 부문, 특히 육류 및 유제품 생산에서 발생하는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이 기후 변화를 늦추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라고 제안하고 있다. 

기후 전문가들은 오래 전부터 “지구 총 온실 가스 생산량의 약 15%를 차지하는 농업에서의 배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향후 수십 년 동안 치명적인 온난화를 피하는 데 필요하다”고 주장해 왔다. 이를 뒷받침하듯, 이번에 새로 발표된 연구는 특히 식품 시스템에서는 온실 가스 중에서도 메탄이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메탄은 이산화탄소보다 약 80배 빨리 지구를 온난화시키는 강력한 온실 가스다. 메탄은 식물의 부패와 같은 자연적 과정뿐만 아니라 화석연료 및 기타 산업 활동에서도 배출된다. 

연구에 따르면 메탄은 산업화 이전 시대부터 지구 온난화의 약 30%를 차지했다. 음식 시스템은 산업화와 무관하게 작동한 때문이다. UN에 따르면 1980년대 기록 보관이 시작된 이후 메탄 발생과 영향은 그 어느 때보다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건물을 냉난방하고 각종 용도에 전력을 공급하는 천연가스로부터 나오는 가스는 유해한 대기 오염 물질인 지상 오존 형성과 매년 100만 명의 조기 사망을 유발하는 온실 가스의 주요 원인이기도 하다.

과학자들은 메탄 배출을 줄이는 것이 전 세계 기후 노력을 순조롭게 유지하는 데 필수이며 가장 빠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보고서는 그 중에서도 식량 시스템의 개선 필요성을 지적한다. 

세계 식량 시스템에서 방출되는 메탄 배출량이 현재 수준으로 계속된다면 화석연료 사용이 급격히 감소하더라도 2100년까지 최소 섭씨 0.7도의 추가 온난화를 유발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파리 협정에서 정한 섭씨 1.5도 임계값에 실패를 안겨줄 수밖에 없는 수치다. 메탄 배출이 금세기 중반까지 예상되는 온난화의 무려 73%를 차지할 것이라고 연구는 말한다.

컬럼비아대 기후 과학자로 연구팀을 이끈 캐서린 이바노비치는 AP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이번 연구의 가장 큰 시사점은 식량 부문에서의 메탄 배출이 미래 온난화를 지배할 것이라는 사실이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거의 100가지 유형의 식품에서 배출되는 메탄 및 탄소 배출량을 살펴보고 해당 데이터를 향후 인구 증가 추정치와 함께 UN에서 지구 온난화 예측을 위해 자주 사용하는 기후 모델에 입력했다. 분석 결과 육류, 유제품 및 쌀 생산이 농업에서의 메탄 배출량의 대부분을 차지했다. 부문별로는 육류가 42%, 쌀이 23%, 유제품이 19%를 차지했다. 보고서는 육류와 유제품, 쌀 소비를 줄이는 것이 배출량 증가를 제한하는 매우 효과적인 방법이 될 것이라고 제안하고 있다. 

팀은 예를 들어 모든 사람이 고기를 일주일에 한 번만 섭취하도록 제한하면 추가 지구 온난화의 거의 3분의 1을 예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농업 운영을 청정 에너지원으로 전환하면 연구에서 예상되는 온난화를 거의 4분의 1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육류 및 유제품 소비는 세계 인구 증가로 인해 향후 몇 년 동안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쌀은 아시아의 주요 식량원이기 때문에 한국이나 일본 등 선진국을 제외하고는 쌀 소비 역시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유엔식량농업기구(FAO)의 가장 최근 전망에 따르면 전 세계 육류 소비는 2031년까지 15% 증가할 것으로 추정된다.

농업의 환경 영향은 최근 몇 년 동안 더 큰 주목을 받았다. 기후 옹호자들은 식품 관련 배출, 특히 메탄 가스를 줄이기 위해 국가 및 세계적 수준에서 더 강력한 노력을 진행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오는 11월 아랍 에미레이트에서 열릴 예정인 COP28(제28차 유엔기후협약당사국회의)이 기대를 모은다. 

가디언은 전 세계 국가의 3분의 1만이 파리 협약에 따라 제출한 기후 계획에 농업으로 인한 배출량 감축 정책을 포함했다고 보도했다. 전 세계 국가들이 글로벌 메탄 서약에 동참해야 한다는 요구는 더욱 강해지고 있다. 현재 이 서약에 따라 111개국이 이미 2030년까지 메탄 배출량을 2020년 수준보다 30% 감소시키기로 공동으로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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