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차공유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MIT 홈페이지
승차공유 서비스를 하나로 통합하는 플랫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사진=MIT 홈페이지

이론상으로, 승차공유 업체간의 경쟁은 소비자에게 더 많은 선택권을 제공하는 좋은 수단이어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승차공유 시장의 경쟁으로 인해 도시의 혼잡이 더욱 가중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은 승차공유 경쟁이 도시 거리에서 의도하지 않은 심각한 교통 체증을 일으키고 있다고 지적하고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해야 ‘스마트’ 교통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MIT 공식 홈페이지의 홍보 게시글에 따르면 MIT는 이탈리아 국립연구위원회 정보통신연구소와 공동으로 승차공유와 교통 흐름의 상관관계를 연구 분석한 보고서를 발표했으며, 보고서는 도시가 최적의 교통 흐름을 만들어내고 바람직한 승차공유 시장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회사들이 협력해 통합된 단일 플랫폼을 사용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연구팀을 이끈 MIT 도시계획 부문 카를로 래티 교수는 "연구결과가 보여주는 것은 우리가 승차공유 회사들의 과당 경쟁을 조정하지 않으면 엄청난 양의 교통량을 창출해 체증을 일으킨다는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래티 교수는 또 "도시들이 승차공유를 조정하는 통합된 플랫폼을 사용한다면 전 세계 도시의 전반적인 혼잡과 교통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도시 온디맨드 모빌리티의 비조정 비용’이라는 제목의 이 논문은 네이처 사이언티픽 리포트에도 게재됐다고 MIT 홈페이지는 밝혔다.

연구는 뉴욕 맨해튼, 샌프란시스코, 싱가포르, 비엔나 및 브라질 쿠리티바 등 5개 도시에서 익명 처리된 승차공유 및 택시 승차 데이터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수행됐다. 분석에 활용된 택시 여행 기록 데이터는 비엔나의 30만 회에서 뉴욕의 1억 5000만 회에 이르는 방대한 양이다.

연구진은 이 데이터를 모든 승차공유 수요에 대한 프록시(대체수요)로 치환해, 여러 승차공유 회사가 서로 독립적으로 경쟁하는 시나리오와 함께 최적의 교통 효율로 공유 승객을 태우는 시나리오까지 적용한 교통 흐름을 모델링했다.

시뮬레이션 결과 연구팀은 시장에 표준 단일 플랫폼을 적용해 승차공유 회사들이 협력하면 운용하는 차량의 수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맨해튼의 경우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에 진출하더라도 승차공유를 제공하는 차량의 수는 약 3% 정도만 증가해도 가능했다. 싱가포르에서는 8%, 쿠리치바에서는 67%였다.

업체마다 개별적으로 플랫폼을 운영하면 혼잡은 가중된다. 리프트 차량이 옆에 있어도 우버를 불렀다면 멀리서 우버가 오는 것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시간을 낭비하고 에너지를 낭비하며, 필요 없는 차량의 운행까지 더해진다.

필요한 차량 수에 영향을 미치는 가장 큰 요인은 승객 수요와 밀도, 평균 교통 속도다. 예컨대 고객이 밀집한 맨해튼에서는 새로운 회사가 시장에 진출해도 배치되는 차량의 양이 크게 달라지지는 않는다. 승객들이 넓게 분산되어 있는 쿠리치바에서는 독자적으로 운영하는 새로운 승차공유 회사는 도로 위에 배차하는 새로운 차량이 늘어날 수밖에 없다. 이탈리아 정보통신 연구소의 파올로 싼티 책임연구원은 "수요가 밀집되면 조율하지 않더라도 좋은 차량 풀이 있고, 효율은 좋다"고 부연 설명했다.

래티 교수 및 싼티 연구원은 “연구 결과는 모든 승차공유 경쟁사들이 같이 사용할 수 있는 하나의 플랫폼 정책을 강력하게 전개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고 주장했다. 경쟁을 줄이지 않으면서도 효율성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승차공유뿐 아니라 전기자전거 등 마이크로모빌리티 부문에서도 통합 플랫폼을 사용해 도시 전반의 교통 흐름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저작권자 © 스마트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