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투·신한도 미국 우주항공 ETF 채비…'스페이스X 특수' 노린 베끼기 경쟁 가속

한투·신한 가세…미국 우주항공 ETF 4파전 스페이스X IPO 특수 노린 유사 상품 봇물 판박이 포트폴리오에 커지는 테마 버블 우려

증권 | 심두보  기자 |입력

|스마트투데이=심두보 기자|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이 미국 우주항공 테마 ETF 출시를 내부적으로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미 두 종의 미국 우주항공 ETF가 시장에 자리 잡은 상황에서 후발 주자들이 잇따라 유사 상품을 예고하고 있다. 스페이스X의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투자자 수요가 폭발할 것이라는 기대가 운용사들을 한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30일 자산운용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ACE 미국우주테크액티브 ETF를, 신한자산운용은 SOL 미국우주항공TOP10 ETF를 각각 준비 중이다. 이 두 ETF는 4월에 상장될 것으로 보인다.

하나자산운용이 먼저 꽂은 깃발

미국 우주항공 테마 ETF의 포문은 하나자산운용이 지난해 11월 25일 상장한 1Q 미국우주항공테크 ETF가 열었다. 로켓랩(16.3%), AST스페이스모바일(10.4%), 인튜이티브머신즈(10.2%), 조비 에비에이션(10.1%), GE에어로스페이스(10.0%) 등 우주·항공 핵심 종목에 집중 투자하는 이 ETF는 상장 직후 개인 투자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받으며 순자산 5535억원(3월 27일 기준)까지 불어났다.

삼성자산운용은 이달 17일 KODEX 미국우주항공 ETF를 내놓으며 뒤를 쫓았다. 로켓랩(18.3%), AST스페이스모바일(15.3%), 인튜이티브머신즈(8.0%), 에코스타(7.5%), 플래닛랩스(6.4%) 등을 담았다. 현재 순자산은 1779억원이다.

두 ETF의 포트폴리오를 비교하면 상위 10개 종목 중 로켓랩·AST스페이스모바일·인튜이티브머신즈·록히드마틴·노스럽그루먼 5개가 겹친다. 사실상 유사 포트폴리오를 두고 총보수만 1Q 미국우주항공테크 0.49%, KODEX 미국우주항공 0.55%로 소폭 차이를 두는 구조다. 이 상황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과 신한자산운용까지 가세하면 투자자가 의미 있는 차이를 체감하기 어려운 유사 상품이 4종 이상 공존하게 된다.

'스페이스X 상장 특수' 기대가 출시 경쟁 부추겨

운용사들이 우주항공 ETF에 잇따라 뛰어드는 배경에는 스페이스X의 IPO 기대감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스페이스X는 2026년 중 IPO를 추진 중이며, 기업가치는 약 1조5000억달러(약 2250조원)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개인 투자자 배정 물량을 전체의 30%까지 늘리겠다는 뜻도 밝혔다. 스타십 로켓의 '미친 비행 횟수' 달성, 우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구축, 달 기지 건설 등을 IPO 자금 용도로 제시하면서 투자자들의 기대 심리를 자극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상장되면 관련 ETF에 자동 편입될 가능성이 높다. 이 경우 ETF 순자산 규모가 급증할 수 있다는 기대가 운용사들의 출시 경쟁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자산운용도 이미 "스페이스X 상장 시 최대 비중으로 즉시 편입할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인 투자자 쏠림 경고…'테마 버블' 주의보

문제는 운용사들의 경쟁이 일반 투자자들의 과도한 쏠림을 유발할 수 있다는 점이다. 현재 1Q 미국우주항공테크의 최근 수익률(3월 27일 기준)은 1개월 -3.46%, 3개월 -9.48%로 상장 초기의 급등 이후 조정 국면에 접어든 상태다. 그럼에도 이 시장에 신규 상품이 계속 쏟아지면 투자자들이 분위기에 휩쓸려 리스크를 과소평가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 ETF 난립이 ‘초기 수익률 경쟁 → 과대 마케팅 → 개인 뭉칫돈 유입’의 악순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다. 스페이스X IPO가 지연되거나 상장 후 주가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 우주항공 ETF 전반에 대한 실망 매물이 동시에 출회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자산운용 업계 관계자는 "운용사 입장에서는 인기 테마에 올라타는 것이 단기 수탁고를 키우는 효과적인 전략이지만, 투자자 입장에서는 유사 상품이 늘어날수록 선택이 어려워지고 쏠림 위험이 커진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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